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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숨의 'L의 운동화', 여성의 삶과 사회적 문제

by knarchive 2024.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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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운동화 한 켤레가 말해주는 이야기, 김숨의 'L의 운동화'

여러분은 혹시 신발장 속에 오랫동안 간직하고 있는 낡은 운동화 한 켤레, 기억하시나요? 닳고 헤진 그 모습에서 지나간 시간과 추억이 고스란히 느껴지곤 하죠. 김숨 작가의 소설 'L의 운동화'는 바로 그 낡은 운동화를 통해 한 여성의 삶과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단순한 운동화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의 무게와 애환, 상처까지 담고 있는 'L의 운동화'를 통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마주하게 될까요?

L은 누구이고, 왜 운동화를 버리지 못했을까?

소설 속 'L'은 마흔 살의 미혼모입니다. 그녀는 스물 살에 대학을 중퇴하고 아이를 낳았지만, 결혼은 하지 못했습니다. 아이 아빠는 L을 떠났고, L은 홀로 생계를 책임지며 아이를 키워야 했습니다. 힘겨운 현실 속에서 L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바로 '달리기'였습니다. 낡은 운동화를 신고 밤거리를 달리는 동안 L은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L에게 운동화는 단순한 신발이 아니었습니다. 삶의 무게를 견디게 해주는 버팀목이자, 상처 입은 자신을 위로하는 친구와도 같았습니다.

'L의 운동화'가 비추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

'L의 운동화'는 단순히 한 여성의 삶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소설은 L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 특히 미혼모가 겪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미혼모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 시달리는 L의 모습은 우리 사회가 여전히 얼마나 차갑고 냉혹한지를 보여줍니다. L이 밤마다 운동화를 신고 달려야 했던 이유는 단지 체력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싸늘한 외면 속에서 L은 오롯이 혼자 달려야 했던 우리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습이기도 합니다.

낡은 운동화가 건네는 질문,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소설은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우리는 L에게 따뜻한 손길 한 번 내밀어 본 적 있는가?', '혹시 우리도 모르게 L에게 상처를 주는 차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지는 않았는가?' 반문하게 합니다. 'L의 운동화'는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있던 미혼모 문제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촉구합니다. 단순히 동정이나 연민의 대상이 아닌,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L의 운동화'가 우리에게 남기는 묵직한 울림

'L의 운동화'는 담담하고 현실적인 문체로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슬픔, 그리고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낡은 운동화 하나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날카롭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그 문학적 가치가 더욱 빛납니다. 소설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여운이 남는 이유는, 바로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작품의 힘 때문일 것입니다. 'L의 운동화'는 단순한 소설을 넘어,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중요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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