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그 자체, 백치 아다다
계용묵의 단편소설 '백치 아다다'는 1935년 발표된 작품으로, 순수하고 무지한 한 여성 '아다다'를 통해 당시 사회의 어두운 단면과 인간의 이기심을 고발하는 작품입니다. 아다다는 지적 장애를 가진 인물로, 세상의 악의나 탐욕과는 거리가 먼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입니다. 작품 속에서 아다다는 끊임없이 희생당하고 이용당하며, 결국 비극적인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가난과 폭력 속에 버려진 순수
아다다는 어려서부터 가난과 폭력에 시달립니다. 어머니는 아다다를 낳다가 세상을 떠났고, 새어머니는 아다다를 구박하고 학대합니다. 아버지 역시 무능하고 무책임한 모습으로 아다다에게 따뜻한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합니다. 아다다는 이러한 고통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세상의 악의를 알지 못하고 순수한 마음을 간직한 채 살아갑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과 냉대를 순수한 시선으로 받아들이며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결혼, 그리고 깨어진 꿈
아다다는 스무 살이 넘도록 시집을 가지 못합니다. 지적 장애를 가진 딸을 달갑게 여기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중, 읍내의 부잣집 아들 '수龍(수룡)'이 아다다에게 청혼을 해옵니다. 하지만 수룡의 청혼은 순수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룡은 도박 빚 때문에 재산을 탕진하고, 아버지에게까지 외면당한 처지였습니다. 결국 수룡은 아다다의 집안에서 주는 혼인 지참금을 노리고 아다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것입니다. 아다다는 수룡의 진심을 알지 못한 채 순수한 마음으로 결혼을 받아들이지만, 결혼 생활은 불행 그 자체였습니다. 수룡은 아다다를 짐짝 취급하며 폭력을 일삼았고, 결국 아다다를 친정으로 쫓아내 버립니다.
세상의 냉혹함 속에 짓밟히다
친정으로 돌아온 아다다는 사람들의 손가락질과 비웃음 속에서 고통받습니다. 특히, 수룡과의 결혼을 주선했던 중매쟁이 '점순네'는 아다다를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며 그녀의 순수함을 철저히 짓밟습니다. 아다다는 자신에게 벌어진 불행의 원인을 알지 못한 채 그저 슬픔과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아다다의 죽음, 그리고 남겨진 메시지
결국 아다다는 점순네의 착취와 학대를 견디지 못하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합니다. '백치 아다다'는 단순히 한 여성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작품이 아닙니다. 작가는 아다다의 삶을 통해 당시 사회의 부조리와 인간의 이기심, 그리고 순수함이 짓밟히는 현실을 고발하고자 했습니다. 아다다의 죽음은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귀 기울여야 할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약자에 대한 폭력과 착취를 멈추고, 진정한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메시지 말입니다. '백치 아다다'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우리는 과연 아다다의 죽음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어떤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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